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024 3월 11일 ~ 15일


1.엔진오일 갈고 시간이 남아서 방배동에서 친구랑 커피 한 잔 했다. 매장이름이 불어이고 불어 발음그대로를 사용한지라 머리속에 잘 남지는 않지만 1인 업장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한것 같다. 너무 좋았다.


2.치코는 신장을 하나 적출 했고 컨디션이 생각보다 엄청 좋아져서 기분이 좋았는데 조직검사 결과를 듣고 갑자기 머리가 너무 아파져서 집중을 하질 못 했다. 혈관육종이라는 혈액을 타고 다니는 종양이 아니길 빌었는데 왜 하필 1%만 걸린다는 병이 치코에게 온걸까? 그것도 신장에서 발현되는 종양은 1%중에 1%라는데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말을 듣고 돌아오는 길은  쨍쨍한 햇살이 있었음에도 어두운 터널을 걷는 느낌이 들었다. 아직은 어린데 맘이 너무 아프다.


3.다이도 모리야마의 how I take photographs 를 다시 꺼내 봤다. 이상하게도 다이도 모리야마 사진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 곳에 있는 느낌이 든다. 일본에 가고 싶다.


4.4년전 큰 트라우마를 겪고 지금 받는 내 마음 속 상처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고민했었고 당시에는 많이 불안했으니까 빨리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 찾고 찾다가 정혜신 선생님의 당신이 옳다라는 책을 사서 읽었었다. 그때는 이상하게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었다. 너무 힘들었던 탓일까 그 이후부터 계속해서 불안하면 어린아이가 마트에서 떼를 쓰듯 바로 해결책만 원해왔다. 그런데 최근에 선생님 유튜브를 보면서 해결책은 없다고 그 감정을 바라보고 견뎌보라고 하는 말에 머리를 띵하고 맞은듯한 느낌이 들었다. 감정의 끝에도 가보고 견딘다는건 무엇보다도 애쓰고 있는 거라고 불안할때면 피해만 다녔지 제자리에서 받아들이고 수용하지는 못했었던것 같다. 관성적으로 무언가 돈을 벌어야하고 모든지 잘해야하고 내가 있는 공간은 깔끔해야하고 이런 것들이 자기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게 했던거 같다. 여전히 쉬고 있지만 좀 더 쉬어야겠다. 

Using Form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