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덤
March 5, 2022Hamburg,2021
기분이 울적할 때는 어떠한 걸 봐도 울적하다.
Hamburg,2021
기분이 울적할 때는 어떠한 걸 봐도 울적하다.
재작년 후쿠오카에 갔을 때 찍은 사진이다. ㄷ자로 건물로 둘러싸인 채 들어가지 못하게 펜스를 친 모습을 보고 홀로 감옥에 갇혀버린 듯한 느낌이 들어 사진을 찍었었다. 엄청 큰 사이즈의 나무가 한가운데 있어 눈을 떼지 못했는데 얼마 전 후쿠오카 헤어살롱에서 만난 친구가 사진을 보내왔다.
나무가 잘려 버린 채 텅 비어버린 사진을 보내면서 나무가 잘렸는데 왜 잘렸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전해왔다. 이 사진을 보고 마음이 아프고 불편했다. 나는 어떠한 주제에 머무르지 않고 사진을 찍는다. 그나마 생각하는 것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을 찍는 건데 이유는 서울은 너무 빨리 변하고 성장해서 기존에 것들 혹은 조금이라도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들을 캔버스에서 지우개로 지우듯 밀어버리고 다시 짓곤 하는 게 싫어서였다.
마음이 좋지 않지만 이게 사진의 매력이자 내가 계속해서 사진을 찍는 이유이기도 하다. 평상시 무심코 지나쳤단 대상이나 순간, 장면들을 사진을 찍고 나서 보여주면 다들 관심 없어 하다가 그 대상이 사라지고 나서야 사람들은 관심을 갖는다. 사진은 가치가 없던 사진에서 가치가 있는 사진으로 탈바꿈한다. 뒤늦게 소중함을 깨달았지만 되돌릴 수있는 방법은 없다. 단순히 머릿속에서 기억을 꺼내는 것밖에. 이상하게도 내가 담은 대상들 피사체들은 늘 사라지고 만다. 어쩌면 내 시선은 세상과 정반대로 흘러가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안타까움을 느끼면서 마음이 불편할 때가많다. 길을 걷고 촬영을 할 때마다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속도는 복리계산 마냥 더 빨라진다. 몸으로 느껴지니 마음의 여유는 없어지고 나는 더 빨리 더 많은 사진을 찍어야 한다. 많은 것들이 사라지기 전에
가끔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