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mburg,2023.
11살이 된 치코가 조금씩 아프기 시작했다.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생기는 당연한 일들을 받아들이는건 더 힘들다.
불안한 감정이 올라올때면 나한테 안전기지는 뭘까? 생각을 해보았는데 잔잔한 노래를 들으며 내가 찍은 사진을 보고 글로 남길 때가 맘이 편해지는거 보니 어쩌면 이게 나에게 안전기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2024년 첫 글을 남기다보니 10년 전에 내가 떠오른다.
오늘 인스타그램을 비활성화를 했다. 불필요한 것들을, 부정적으로 다가오는 것들을 좀 치워야겠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이끌려 허회경-오 사랑아 라는 노래를 듣고 있는데 엄청 먹먹하다. 특히나 조금만 더 버텨주오 라는 첫 문장이 그냥 지나칠수 없게 스포티파이를 키게 했고 하트를 누르게 했다. 호불호가 심한 내가 이렇게 바로 누른 걸 보니 정말 자주 들을것 같다.
Hamburg,2021
인간은 상처가 아니라 사랑을 통해서만 성장한다.
사랑은 상처가 상처로만 머물지 않게 하고, 인간을 상처 속에 매몰되어 자신에게나 타인에게 무감한 사람으로 변하도록 두지 않는다.
최은영, 벌새 중에서
Bangkok,2022
저번달에 스스로를 너무 압박하는 기분이 들고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때 알고리즘에 이끌려 최진석 교수님의 철학강연을 보게 됐다. 인간이란 어떠한 존재인지, 나는 누구인지에 대한 강연 내용들을 보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봤다. 생각해보면 외부적인 요소에 매번 질문을 던지고 답을 들으려 했지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했던 적은 거의 없었던 거 같다. 근 3년간..어떠한 문제에 마주치면 회피하는 성격이라 답을 계속 피했는데 아주 작은 부분부터 답을 하기 시작하니 마음이 하나 둘 편해졌다. 항상 문제에 있어서 끝맺음을 하기 보다는 피하기 바빴고 그럴수록 낭떠러지에 몰려 뛰어내리기를 반복했는데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다. 스트레스 받을 때 그냥 내가 지금 힘들구나, 인생 별거 없네 라고 생각하고 주말에 베이킹 할 생각, 전시 보러 갈 생각, 라멘 먹을 생각을 하니 행복해진다. 그동안은 불행을 이야기 했었는데.. 얼마만의 느끼는 감정인지 모르겠다. 이제 사람들 좀 만나서 맛난 밥 먹고 이야기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