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18~0324
치코의 조직 결과를 듣고 정신이 혼미해졌을 때 누나의 가족이 왔다. 치코와의 시간들은 더욱더 소중해지기만 하고 내 마음은 추워졌다가 따듯해졌다를 반복하고 있다. 요즘들어 치코가 많이 애교를 부린다. 이번 주는 서울에서 자전거를 타고 집에 왔다. 타다보니 운동이 엄청 되서 자꾸만 더 타게 된다. 또 누나네 가족이 와서 정신 없는 날들을 보냈다. 조카가 같이 오니 짐이 어마어마하다. 큰 차는 짐 차 같아서 너무 싫어 작은 차만 고집했는데 아이의 짐을 보니 3시리즈로 갈아타고 싶어졌다. 3시리즈도 여전히 큰 사이즈의 차는 아니지만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아 딱인것 같다. f30 디자인은 더군다나 너무 이쁨. 그 유명한 밀도 식빵을 무려 7200원이나 주고 사와서 먹었는데 파리바게트나 뚜레쥬르에 비해 특별한 걸 잘 모르겠다. 뭐랄까 결이 좀 느껴지고 밀도가 좀 있는 느낌? 넘 비싸… 파리바게트 꿀 토스트나 사먹어야겠다. 7년간 옷을 사지 않아 버릴 옷도 없지만 정리하고 정리해서 진짜 다 버렸다. 결국 남은 건 셔츠들과 패딩 정도..이제 옷 좀 사야지
치코와 산책 후 돌아오는 길 해지는 순간이 얼마나 이쁘던지 치코도 보았길!
2024 3월 11일 ~ 15일
1.엔진오일 갈고 시간이 남아서 방배동에서 친구랑 커피 한 잔 했다. 매장이름이 불어이고 불어 발음그대로를 사용한지라 머리속에 잘 남지는 않지만 1인 업장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한것 같다. 너무 좋았다.
2.치코는 신장을 하나 적출 했고 컨디션이 생각보다 엄청 좋아져서 기분이 좋았는데 조직검사 결과를 듣고 갑자기 머리가 너무 아파져서 집중을 하질 못 했다. 혈관육종이라는 혈액을 타고 다니는 종양이 아니길 빌었는데 왜 하필 1%만 걸린다는 병이 치코에게 온걸까? 그것도 신장에서 발현되는 종양은 1%중에 1%라는데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말을 듣고 돌아오는 길은 쨍쨍한 햇살이 있었음에도 어두운 터널을 걷는 느낌이 들었다. 아직은 어린데 맘이 너무 아프다.
3.다이도 모리야마의 how I take photographs 를 다시 꺼내 봤다. 이상하게도 다이도 모리야마 사진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 곳에 있는 느낌이 든다. 일본에 가고 싶다.
4.4년전 큰 트라우마를 겪고 지금 받는 내 마음 속 상처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고민했었고 당시에는 많이 불안했으니까 빨리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 찾고 찾다가 정혜신 선생님의 당신이 옳다라는 책을 사서 읽었었다. 그때는 이상하게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었다. 너무 힘들었던 탓일까 그 이후부터 계속해서 불안하면 어린아이가 마트에서 떼를 쓰듯 바로 해결책만 원해왔다. 그런데 최근에 선생님 유튜브를 보면서 해결책은 없다고 그 감정을 바라보고 견뎌보라고 하는 말에 머리를 띵하고 맞은듯한 느낌이 들었다. 감정의 끝에도 가보고 견딘다는건 무엇보다도 애쓰고 있는 거라고 불안할때면 피해만 다녔지 제자리에서 받아들이고 수용하지는 못했었던것 같다. 관성적으로 무언가 돈을 벌어야하고 모든지 잘해야하고 내가 있는 공간은 깔끔해야하고 이런 것들이 자기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게 했던거 같다. 여전히 쉬고 있지만 좀 더 쉬어야겠다.
Bangkok,2023.
‘나는 언제나 여기 있어’ 라는 말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른다.
우리는 모두 노력이 익숙한데 노력하지말고 애쓰지말고 더 자세히 보기 시작하면 돼요. 뭉퉁그려서 보고 대충 몇 가지 사인 가지고 퉁쳐서 그렇게 해석하고 그 해석의 틀이 조건 반사처럼 자기도 모르게 벌떡 무릎 반사처럼 너무 자동화 돼서 일어나는 거죠. 노력 할 필요 없어요.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진짜 그런가? 그러다 보면 보이죠. 자세히 봐야되고 오래 봐야해요.